겨자씨 에세이

장에 가신 엄마를 기다리듯이

김 열 2012. 7. 21. 00:55

 

 

   모처럼 고향을 방문 했더니 마침 장날이었다.

예전의 그 붐비고 요란했던 장날을 기억하고 있는데

요즘 장날은 장이 섰는지 안 섰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오일 만에 한 번 돌아온 장날은 부모님들도 필요한

물건을 장만하기 위해 기다린 날이었지만

어린 우리들도 기다린 반가운 날이었다.

   장에 가신 엄마가 장만한 물건을 머리에 이고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다 지치면 동생들과 엄마가 어디쯤 오겠냐 하며 점을

치듯이 장에서 집까지 거리를 짚어가며 기다린 생각이 난다.

엄마가 먹을 것 입을 것 많이 사갖고 지금 동네 재를 넘었다.”

한참 있다가 이제 당산 옆을 지났다.” “누구 집을 지났다.”

동네 상점을 지났고” “우물곁을 지났다” “대문을 열고 들어오신다.”

하면서 방문을 열어 보면 안 오실 때가 많지만 가끔 맞을 때도

있었다. 오시지 않았으면 다시 장에서부터 집 대문까지 짚어

가며 엄마의 발걸음을 추측하며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성경에는 하나님을 간절히 찾고 기다린 사람들이 있다.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 하나이다.(42:1)

파숫군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내 영혼이 주를 더 기다리나니

참으로 파숫군의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하도다. (130:6)

 

   하나님이여!  먼저 하나님을 찾았던 믿음의 선진들처럼

제 영혼도 주를 찾나이다. 목마른 사슴 시냇물을 찾듯이,

파숫군이 아침을 기다리듯이, 그리고 장에 가신 엄마를

기다리듯이 하나님을 찾고 기다리나이다.

장에서 오신 엄마가 반가운 선물을 주듯이

하나님은 찾는 자들에게 상을 주신다고 했으니(11:6)

세상의 어떤 물건보다는 네가 나를 사랑하는 줄 알고

또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따뜻한 음성을 듣고 싶나이다.